[이슈] 유희열 표절 논란, 유희열의 스케치북 하차/ 유희열 마지막 부탁,스케치북에 생계 걸린 이들 지켜주길 바란다.

그저께 방영된 KBS2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600회를 마지막으로 13년 동안 함께한 음악 라이브 토크쇼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겸 안테나뮤직의 대표인 유희열은 13년 3개월동안 함께한 스케치북을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스케치북에 대한 깊은 사랑과 관심을 전하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습니다. 

방송가는 유희열이 이번 논란으로 음악방송진행자 역할에서 내려와 기획사 운영 등 사업에만 전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이을 후속 프로그램은 미정입니다. 

 

좌: 유희열의 스케치북 마지막 인사 장면 / 우 : 출처 토이뮤직

 

 

유희열은 지난 18일 자신의 팬카페인 '토이뮤직'에 자신의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위의 사진 전문)
유희열은 “제작진들에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해 늦었지만 이제서야 말씀을 드린다. 생계가 걸려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사정들이 있고, 다방에서도 걱정해주시고 답답해하셨던 분들도 계셨지만 산다는 건 딱 잘라서 결정하고 바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고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스케치북은 적은 제작진과 제작비로 진심을 다해 만드는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유일하게 남은 음악 라이브 토크쇼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여러분들께서 지켜 주시길 부탁드린다” 거듭 당부했습니다.

 

본인의 저지른 잘못으로 오랫동안 함께 해 온 프로그램을 바로 하차해버리는 것이 본인이 받을 피해보다도 함께 해 온 스케치북 제작진의 생계를 위해서는 옳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혼자 결정 내리기 어려웠다는 마음을 전한 것 같습니다. 

유희열은 최근 유튜브 등지에서 표절의혹이 제기되면서 구설에 올랐습니다. 꽤 많은 곡이 유희열이 작곡한 곡과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그의 해명은 속 시원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100분 토론에서 부활의 리더 김태원 님과 음악평론가 임진모 님이 나와 나눈 토론의 내용도 이슈가 되었는데요, 김태원 님과 임진모 님은 개인적인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체로 각자의 의견을 냈지만, 유희열의 일부 곡들이 표절이 확실하다는 부분을 언급하는 것에서는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유희열은 그의 소속사인 안테나 뮤직을 통해 사카모토 류이치의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표절에 대한 구설수는 사그러지지않고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유희열은 그가 오랫동안 맡아온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포함하여 진행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습니다. 

유희열은 프로그램을 떠나는 것과 별개로 이번 논란으로 큰 상처를 입은 팬들에게 미안함과 애틋함을 전했습니다. “지금 어디쯤에 와 있는지, 나의 남은 몫이 무엇인지 외면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지치기도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표절 논란으로 학창 시절의 소중한 부분이 날아갔다는 일부 팬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죄했습니다. “지난 추억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는 얘기는 평생 가슴에 흉터로 새기며 살아가겠다. 각자의 지난 추억들은 그 추억들대로 가슴 한 켠에 잘 간직하셨으면 좋겠다”, “이건 저의 부족함이지, 그 시간 속 여러분은 잘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저 또한 토이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자란 세대로서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적잖이 놀라웠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곡이 비슷했고 유명한 곡들까지도 표절이 되었다는 사실에 실망스러웠습니다. 유희열을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실망을 안겨주어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동안 곡에 대한 저작권료나 그를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만든 명성은 그가 표절해서 만든 곡들의 덕이 있을 것이고요.

창작자에게 있어 창작과 카피는 함께 공존하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카피는 아예 하면 안 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카피가 아닌 참고를 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창작자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곡자의 곡을 다른 가수가 부르면 그 가수의 느낌이 나오듯이요.

 저는 사건 발생 후 유희열의 해명과 태도가 적절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한 회사의 대표, 오랫동안 유지해 온 뮤지션 자리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겠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했더라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