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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외 여행(2022)

[산티아고 순례길] 생장피에드포르-오리손산장(Saint Jean Pied de Port-Refuge Orisson) /오리손산장 리뷰-Day1

by 우당탕탕이 2022.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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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1. Mon 생장에서 오리손 산장까지 우리의 순례길이 시작되었다. 

보통 순례길 첫째날은 생장에서 론세스바예스로 많이들 계획하는데, 우리는 오리손 산장에서 하룻밤 보내는 것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오리손 산장에서 하룻밤 지내는 것을 계획했다. 예약 당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11일부터 숙박이 가능했는데 산장이 나폴레옹루트에 위치해 있어서 나폴레옹 길이 열리는 날에 맞추어 숙박예약을 받는 것 같았다. 

(오리손 산장 예약방법과 생장까지 오는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 포스팅 예정)

 

 

오리손 산장까지는 고도는 높지만 8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생장에서 서둘러 출발할 필요는 없었다. 

생장 알베르게 Cathy가 3시간 정도만 잡으면 될 거라고 알려주었고 마침 마을에 로컬 마켓이 열리니 시간도 여유가 있으니 출발 전에 구경하고 가라고 했다. 

첫날이니까 무리하지 않는 방향으로 천천히 출발하기로 하고 아침을 먹고 마켓을 구경했고 까르푸에 들러 간단한 간식을 샀다. 

 

출발,

마을을 나와 아스팔트 길을 한참 걸어가야 숲 길이 나온다.

첫날이라 길은 잃지 않을까 바짝 긴장을 했고 노란색 화살표가 잠시라도 안 보이면 불안했다. 출발해서 얼마 가지 않아 남편의 등산화 밑창이 떨어지는 슬픈 일이 발생했지만 우리 긍정왕은 아직 신발 뒤쪽은 붙어있다며 좋아한다. 아무래도 등산화를 너무 오랜만에 신었고 앞선 파리 여행에서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신발에 무리가 간 것 같다. 큰 마을까지 가야 신발을 새로 살 수 있는데 잘 버텨주길 바라면서 다시 걸었다. 

 

 

순례길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가까이서 양들을 보고 귀여워서 멈춰 섰다. 양한테 말도 걸고 사진도 찍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구경했다. 

 

이 날, 나폴레옹 루트가 열린 첫번째 날이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림 같은 풍경+ 적당한 바람과 해 + 아직은 건강한 다리 모든 것이 완벽했다. 바람은 좀 차가웠지만 오르막길을 오르는 우리에겐 땀을 말려주는 시원한 선물이었다. 덕분에 더위로 고생하진 않았다.

 

물집이 무서운 우리는 가다가 신발을 벗고 발을 말리고 잊지 않고 규칙적인 휴식을 했다. 한국에서 들고 온 육포를 뜯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스페인엔 하몽이 있지만 한국에서 육포를 사가는 것 추천한다.  

 

 

멀리서 보이는 오두막 한 채가 보였고 오리손 산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맥주를 시켜서 벌컥벌컥 마셨다. 야외에서 뷰를 보며 마시는 맥주는 꿀 같은 맥주였다. 

 

오리손 산장 시설 소개, 식사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 안내를 받았다. 우리가 묵은 방은 14명 정도 정원이었고 베드는 1,2층 상관없이 온 순서대로 배정을 받는다. 

 

∙시설 : 개인 충전 플러그 x, 개인 스탠드 x, 담요제공, 세탁기 건조기는 보지 못했는데 간단한 손빨래 말릴 빨랫줄은 있음  

충전을 원하면 바깥에 충전기를 모아둔 사물함 같은 것이 있는데 리셉션에 키를 요청하면 된다고 했으나 모두들 분실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지 꼽아놓고 돌아다녔다. 나 같은 경우엔 보조배터리로 완충을 시키고 보조배터리를 자기 전에 충전잭에 꼽아놓고 잤다.

 

∙샤워 : 체크인 후 1회 5분동안 가능

체크인 시 동전 하나를 받게 되는데 이 동전은 샤워할 때 넣는 동전이다. 동전을 기계에 넣으면 타이머 5분이 시작되면서 그때부터 물이 나온다. 중간에 수도를 계속 눌러줘야 물은 나오고 수도를 누르지 않는다고 해서 시간이 멈춘 게 아니니 계속 푸쉬푸쉬 해야 한다. 동전을 넣은 기계에서 시간이 얼마 남은지도 보이지 않으니 동전을 넣는 순간 핸드폰 타이머를 5분에 맞추고 남은 시간을 보면서 샤워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샤워는 저녁이나 아침이나 한 번밖에 안되니까 아침에 샤워를 하고 싶다면 동전을 잘 보관했다가 아침에 사용해야 한다. 

 

 

 

∙식사: 오리손 산장은 다른 알베르게보다 가격이 많이 비싸다. 그 대신 저녁과 아침이 제공된다. 점심의 경우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냐고 물어보니 피레네 산맥을 넘으면서 점심을 샌드위치로 해결하려 한다면 저녁에 다음날 점심을 신청하면 아침에 출발 전에 준다. 우리는 신청하지 않아서 가격은 정확하지 않지만 5유로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저녁 메뉴: 야채수프, 빵, 야채 돼지고기 볶음(?), 디저트, 와인 (베지테리안 메뉴는 따로 있음, 체크인 시에 말해야 함)

(비주얼은 별로지만) 음식의 맛은 나쁘지 않은데 서로 소개하고 이야기 나누느라 식사 시간이 정신이 없다. 오리손 산장 저녁은 식사 말미에 모두가 모인 가운데 '어디서 왔고 왜 순례길에 오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다. 모두가 엄마 아빠 미소로 보며 환하게 웃어주니 영어로 말해야 한다고 주눅 들 필요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때 만난 친구들이랑 제일 많이 친해지기도 했고 지금도 생각나고 보고 싶다. 

 

야경을 보려고 했으나 밤에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날씨도 너무 춥고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기 전 남편의 등산화 밑창을 붙일 수 있는 본드가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산장의 셰프가 흔쾌히 고쳐 주시겠다고 다음날 아침 먹고 신발 찾으러 오라고 했다. 

 

아침메뉴: 간단하게 빵, 잼, 버터, 커피, 주스 등이 제공된다. 

 

 

피레네를 넘어보니까 하루에 넘기에는 조금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부터 무리를 하는 것보단 중간에서 한 번 쉬어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인데 다시 간다면 오리손 산장보다는 그다음에 있는 보다(borda) 알베르게에서 묵어보고 싶다. 오리손은 한 번 겪어보기도 했고 많은 알베르게를 경험한 지금 오리손 산장과 다른 알베르게를 비교해 본다면 가격 대비 시설이 열악한 건 사실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오는 설렘과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묵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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