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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외 여행(2022)

[산티아고 순례길] 푸엔테 라 레이나-에스테야 (Puente la reina-Estella) / 에스떼야 알베르게, 맛집 -Day6

by 우당탕탕이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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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4.16. Sat. 산티아고 순례길 여섯째 날이다. 무사히 재워주셔서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레이나. 날씨는 약간 쌀쌀했지만 우리 둘만 자는 방이라 신경 쓸 것 없이 푹 자고 일어났다.

우리는 한국에서 출발 할 때 프랑스 도착하면 바로 갈아 끼울 기본 용량의 유심을 구입해서 출발했고 중간에 큰 도시에서 현지 유심을 구입할 계획이었다. 지금 쓰는 유심은 전화는 되지 않는 유심이어서 숙소에 전화 예약도 할 수 없고, 어제와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부활절 연휴 동안은 부킹닷컴으로 숙소 예약을 하기로 했다. 걷는 속도도 가뜩이나 느린데 걷는 내내 숙소에 자리가 있을까 없을까 걱정하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다음 마을 숙소까지 옮겨주는 서비스(한국인들이 말하는 동키 서비스)를 배낭 하나만 신청하기로 했다. 내 다리가 영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발목이 나아지려면 무리를 덜 가하기 위해 짝꿍과 내린 결정이다. 전날에 알베르게 호스트에게 모칠라(mochila: 스페인어로 가방) 트랜스퍼에 대해 문의를 해 놓았고, 어느 마을 알베르게까지 갈 것인지 계획을 세워 봉투에 적어두었다. 보내는 배낭 하나에 대부분의 짐을 때려(?) 넣고 들고 갈 배낭에는 간단한 간식, 상비약 정도만 넣고 짐을 쌌다. 배낭을 놓아야 하는 위치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서 나갈 채비를 하고 조식을 먹으러 나갔다. 

 

 

동키 서비스 란? 

현지에서 Jaco trans, Correos, NCS 등 동키 서비스를 운행하는 회사가 꽤 많다. 동키 서비스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이용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꿀맛 같은 존재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가기 전에는 모든 길을 배낭 메고 갈 생각으로 왔는데 동키 서비스를 한 번 써보니까 중독되더라. 나의 경우에는 혹시 일어날 분실을 위해 떠나기 전 배낭의 사진을 꼭 찍어두었다.

동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해서 유독 한국인들은 말이 많다. 나도 순례길을 걷기 전에는 배낭은 무조건 메고 가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외국인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고 내 몸이 아파보니까 무조건 메고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미국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있었는데 할머니가 말하길 남편은 다리가 아파서 동키를 이용하기로 했고 자신은 괜찮으니 배낭을 메고 갈 거라고 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남자가 가방을 보내는데 여자는 배낭을 메고 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또, 같이 걸었던 덴마크 아저씨는 배낭을 메고 걸으면 그렇게 속도가 느리고 뒤쳐지기 일수였다. 어느 날부터 데니스는 풍경과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며 산티아고까지 동키 서비스를 이용할 거라고 진작에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느꼈던 것은 가치관을 어디다가 두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것이지 어떻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 하는지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순례길이 고행의 길은 맞지만, 몸이 아프고 내가 걷는 길이 괴롭다면 순례길에 대해 남는 기억은 힘들고 고된 것 밖에 없을 것이다. 그 날의 날씨, 친구들과의 대화, 풍경, 나의 생각 등 순례길 위에서는 느낄 것이 정말 많다. 순례길은 각자의 상황에 맞춰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동키 서비스 이용 순서

알베르게 호스트에게 문의 -> 짐 표 봉투에 정보 적기(도착 마을, 알베르게) -> 봉투에 돈 넣기(대부분 5유로) -> 봉투를 보낼 가방에 묶기 -> 다음날 아침 지정된 장소, 시간에 배낭을 두고 출발 

 

산티아고순례길

 

 

 

조식

커피, 오렌지 주스, 토스트 빵, 머핀, 잼, 버터의 구성으로 4유로 치고는 가격대비 조식이 잘 나오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든든히 먹고 에스떼야로 출발!

 

 

 

 

알베르게를 나와 언덕을 쭉 내려오면 마을 초입이 나온다. 알베르게 시설이나 식사 제공도 있고 가격 대비 괜찮은 편인데 위치가 정말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래서 여기가 인기가 없나 보다. 

푸엔테 라 레이나 마을을 중심을 둘러보지 못해서 아쉬워서 걷는 내내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며 보았다. 다음에 또 올 수 있겠지하는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걸었다. 비록 발목이 정상이 아니었지만 가방이 하나여서 몸이 가벼웠다. 하늘은 새파랗고 날씨도 상쾌하고 발걸음도 가볍고 기분이 좋았다. 

 

 

산티아고순례갈
산티아고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걷다가 사람을 만나면 올라(hola)!하며 반갑게 인사한다. 며칠 지났다고 이제는 서로에 대해 잘 알아서 내 아픈 다리도 걱정해주고 먼저 와서 말 걸어준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그림자가 짧아지고 길어졌다가 내 몸을 빙 돌곤 한다. 그림자를 보면서 걷는 것도 재미가 있다. 

 

 

산티아고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Cirauqui 마을 도착

쉬는 곳을 찾다가 자판기가 모여있는 곳을 발견했다. 앉아서 간식을 먹고있는데 친구를 만나서 대화 한바탕 하고 출발했다. 마을을 둘러보고 다시 출발. 

 

산티아고순례길

 

 

 

 

그렇게 쭉 또 걷는다. 오르막 길을 신음을 내뱉으며 올라가면 누군가가 예쁘게 꾸며놓은 공간이 나와서 힘든 것도 금방 잊고 사진 찍게 만든다. 차 길도 지나가고, 동굴도 지나가고, 선인장이 아무데나 심어져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신기했다. 

 

 

산티아고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Lorca 마을에서의 점심

갓 짜낸 오렌지 주스 2잔 + 토르띠아 2개 = €12.50

로르카 마을에 도착해서 다들 휴식하는 모임에 합류했다. 간단한 점심을 먹으려고 가게에 들어갔는데 한국인 아주머니가 계셨다. 음식 시킬 때마다 고민이었는데 말 통하는 사람을 만나서 눈물 나게 반가웠다. 지금 정리하면서 다시 보니까 그렇게 싼 곳은 아니었구나.ㅎㅎ 

 

 

 

 

 

끝없이 펼쳐진 포도 나무. 처음에 짝꿍과 나는 올리브 나무인지 포도나무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우리가 걸을 때는 이상기온도 있고 날씨가 아직 추울 때라 나무가 죽은 나무처럼 보여서 정체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포도나무였다. 

 

 

산티아고순례길

 

 

Villatuerta 마을은 참 예뻤다.

에스떼야까지 4km 정도 남은 한 마을에 들어왔는데 작지만 정말 예쁜 마을이었다. 물이 있길래 주위에서 발 좀 말리고 가기로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 앉아 있었는데 Maggie를 만났다!! 정말 서로가 반가워서 부둥켜안고 소리를 질렀다. 잠깐의 수다 타임을 가진 뒤 메기&진 부부를 먼저 보내고 조금 더 쉬다가 다시 출발. 

 

산티아고순례길

 

 

 

 

그렇게 또 다시 길을 나서며 드디어 에스떼야에 도착했다. 오늘은 22km 마무리. 배가 너무 고팠다. 

 

 

산티아고순례길
에스테야의 거리

 

 

 

 

에스테야 알베르게_Alda Estella Hostel

가격 : €12.00(booking.com)/1 bed, 저녁, 조식 제공 x

시설 : 개인 스탠드ㅇ, 개인 콘센트ㅇ, 세탁시설 o, wifi o, 침대/베개 커버 제공

기타 : 12인 정도 되는 혼성 도미토리 룸, 복도 조명이 밤새 밝아서 누군가 문 여닫을 때마다 방이 환해짐, 호스트와 영어 대화 약간 어려웠음

 

시설이 괜찮다는 평이 있어서 부킹닷컴으로 예약을 한 곳이다. 동키 서비스로 보낸 가방도 무사히 도착해있었다. 시설은 깨끗하니 좋았다. 다만 다인원이 사용하는 큰 크기의 방이 아니라 조금만 부시럭 대도 크게 소리가 난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함께 쓰는 알베르게에서는 기본적인 매너를 지켜야 한다. 

 

 

앞에 보이는 알베르게로 전진

 

 

 

 

Restaurante Navarra

칵테일(sex on the beach) + 맥주 = €12.50

짝꿍이 구글로 찾았던 레스토랑이다. 평점도 좋으니 맛있을 것 같다며 가자고 길을 나섰는데 주방이 여덟 시 반인가에 연다고 했다. 다들 밥은 안 먹고 술을 마시고 있으니 우리도 한 번 따라 해 보았다. 주방이 닫았다고 안주도 없고 술만 마시는데 순례길 와서 적응 안 되는 것이 저녁밥 시간이다. 우리는 저녁 6, 7시에는 밥을 먹는데 이 나라는 평균적으로 9시에 저녁을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순례길을 마치고 한창 배고플 시간에 먹을 레스토랑이 없어서 매번 당황스럽다. 그래서 간식 사는데 점점 집착하게 되더라. 

 

산티아고순례길

 

 

 

 

저녁_ The diner

먹물 빠에야+ Ternera(감자를 곁들인 송아지 고기) +콜라 +맥주 = €26.10

여기 맛집이다. 추천! 원래는 앞에 칵테일 마셨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여덟 시 반인가.. 까지 밥을 안 준다고 해서 기다리다 지쳐 밥을 해주는 레스토랑을 찾아 헤매다가 발견한 곳이다. 먹물 빠에야가 너무 먹고 싶었었는데 계속 파는 데가 없어서 못 먹고 있었는데 여기서 먹게 되었다. 가격도 합리적이었고 주인 분들도 친절해서 좋았다. 물론 맛도 좋아서 정말 맛있게 먹은 기억이 아직도 있다. 

 

 

 

 

 

 

밥을 먹고 간단히 장을 본 뒤 복귀했고 이렇게 우리의 4월 산티아고 순례길 여섯째 날도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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