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욘에서의 1박을 마치고 생장(Saint jean pied de port)으로 출발하는 날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오리손 산장에 1박을 예약해 놓았기 때문에 오리손 산장 체크인 날짜에 맞추어 11일을 순례길 시작 일정으로 잡았다. 그래서 생장에서도 하루 머무르면서 둘러볼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1박 여행 계획을 세웠다.
순례길 계획에 여유가 있고 여행도 관심이 있다면 순례길 시작 전에 지나가는 마을에서 하루정도 보내며 도시 구경을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순례길을 마치고 몇 군데 여행도 하고 돌아왔는데 순례길 후로는 여행이 큰 감흥이 없었다. 뭐라고 말로 표현하긴 어려운데 순례길 전, 후로 여행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또한, 순례길 1,2일 차에 피레네 산맥을 넘으면 프랑스에서 국경을 넘어 스페인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프랑스에 머무는 시간은 거의 없고 순례길의 대부분을 스페인에서 보내게 된다. 스페인 국경을 넘기 전에 프랑스에서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바욘에서 생장 가기
바욘에서 생장으로 가는 교통편은 시간이나 좌석이 여유로운 편이라 미리 예약을 미리 해 둘 필요가 없다. 표는 SNCF 앱에서 구입하면 되고, 바욘 역에서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나는 바욘에 도착한 날에 기차역에 붙어있는 교통편 시간표를 사진 찍어두고 열차 출발 시간을 참고해서 계획을 세웠다. 아래 사진은 바욘에서 생장까지 가는 기차 시간표(22.4월 기준)이다. 당시에는 일부 구간 철로 보수공사로 인해서 바욘에서 기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cambo les bains라는 역에서 내려서 버스로 환승하고 생장까지 갔었다. 글을 쓰는 지금 확인을 해 보았는데, 지금은 공사가 완공되어 환승 없이 기차로 한 번에 간다고 하니 환승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바욘에서 cambo les bains역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되고 버스로 환승 후 40분 정도 가면 생장에 도착한다. 총 1시간 정도 소요되었는데 지금은 환승 없이 기차로 바로 가니 더 빨리 도착할 듯싶다. 티켓은 2명에 €16.80이다.
바욘-생장 운행 시간표
아래 시간표에서도 Bus라고 쓰여있는 부분은 무시하고 기차 아이콘이 그려진 bayonne에 쓰여있는 열차 출발시간만 참고해서 보면 된다. 시간표를 보면 위쪽 부분, 아래쪽 부분으로 나뉘는데 위쪽은 월-금요일(주중)을 나타내는 것이고 아래쪽 부분은 토, 일요일(주말)을 나타내는 것이다. 주중 7:43, 10:27, 15:43의 세 타임은 cambo les bains까지만 가니 혹시 시간이 맞지 않아서 그 시간대의 기차를 타야 한다면 cambo les bains역에서 택시를 타고 생장으로 가도 된다.
왼쪽 주황색 네모가 채워져 있는 쪽이 운행 요일을 나타내는 부분인데, 금요일(6회 운행)에는 다른 주중 요일(5회 운행)보다 열차가 한 타임 더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의 막차 시간도 서로 다르니 헷갈리지 않도록 한다.
아침 식사_cafe Korail
바욘 역 왼쪽에 위치한 카페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려고 방문했다. 카페 이름도 코레일이라 한국의 코레일이 생각나서 정감이 들었다. 테라스 좌석이 있어서 볕도 쬘 수 있고 역과 가까운 위치라 기차 시간을 기다리는데 부담스럽지 않다. 아침식사 세트메뉴가 있었는데 구성이 괜찮았다. 뜨거운 그란데 사이즈 음료(커피나 쇼콜라 선택) 1잔, 패스트리 또는 빵 버터 잼 중 1개 선택, 과일 주스 1잔, 요거트 1개, 블랙 체리 잼 이렇게 해서 7유로인데 가볍게 아침으로 먹기에는 좋다.
아침 세트메뉴(formule petit déjeuner)€7.00, 커피(Cafe)€1.40
역에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전광판을 볼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출발 몇 분 전에 오른편에 플랫폼 알파벳이 뜬다. 우리가 타야 하는 cambo les bains행 기차는 플랫폼 C에서 타는 것이고 역 안으로 들어가면 플랫폼 A이고, 주변을 보면 플랫폼을 안내해주는 표지판이 보인다. 플랫폼 C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 건너편으로 넘어가야 한다.
열차의 길이는 2량 정도 되어 보이고 길지 않다. 기차 문이 열려있지 않아서 밖에서 대기해야 하나 출발 시간은 다가오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는데, 문 옆쪽에 버튼이 있었다. 그 버튼을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니 그때 탑승하면 된다. 좌석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비어있는 곳에 앉으면 된다. 열차가 출발하면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티켓 검사를 한다. 우리는 SNCF 앱으로 예매해서 QR 티켓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30분쯤 가면 cambo les bains 역에 도착한다. 대부분 바욘에서 이 기차를 타고 함께 가는 사람들은 앞으로 순례길을 함께 할 순례자들이라 가는 방향이 같아서 눈치껏 따라가면 된다. 내려서 버스로 환승하고 산길을 넘어 40분 후에 생장에 도착했다.
생장 피에 드 포르 역 도착, 순례자 사무실 찾아가기
순례자 사무소까지 가는 방법에 대해 내가 공부한 것은 '역에 내려서 사람들 무리를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역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가고 사진도 찍느라 사람들이 이미 가버리고 우리만 남았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서 구글맵을 켰지만 그때는 검색해도 안 나왔다. 짝꿍과 무작정 마을 중심 방향으로 걸었다.
생장 역을 등지고 앞으로 쭉 걸으면 첫 번째 사진과 같은 뷰가 나온다. 계속 그 방향으로 걷다 보면 중간 사진과 같이 순례자 화살표를 처음으로 보게 된다. 앞으로 계속 보게 될 순례자 표시, 반가웠다.
눈앞에 사진처럼 보이는 벽돌 벽이 보이면 거의 다 왔다. 저 아치 문으로 들어가면 생장 메인 거리가 나오고 좌회전해서 조금 걸어서 올라가면 순례자 사무소를 찾을 수 있다. 사무실 앞에 순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생장 메인 거리까지만 잘 찾아가면 사무실 찾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지금 글 쓰면서 다시 찾아보았는데 구글맵에 "Pilgrim information office SJPP"라고 치니까 나온다.
우리가 도착했을 땐 점심시간이어서 사무실도 닫혀있었다. 우리도 그 시간에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생장 입구에 있는 햄버거 레스토랑에서 간단하게 먹었다. 주인아주머니는 친절하셨으나 맛은 그저 그래서 긴 설명 없이 넘어가겠다.
생장 순례자 사무소, 크레덴시알 발급받기
운영시간 : 7:30-12:00, (점심시간) 14:00-20:00
크레덴시알(순례자 여권) 발급 : €2.00
가리비 기념품 : 기부금 형식
순례자 사무실 앞에 차례대로 줄을 서서 들어가면 네 개 정도의 창구가 있는데 크레덴시알(순례자 여권, credencial)에 우리 정보를 간단하게 적으면 된다. 크레덴시알은 스페인 말로 순례자 여권이라는 뜻이고 순례길 위에서 순례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며 순례자 숙소에서 잘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꼭 생장에서만 발급해 주는 것은 아니고 다른 지역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출국 전 한국 순례자 협회에서도 발급 받을 수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찾아보아도 되겠다.
쎄요(스탬프, sello) 란?
순례자 여권에 첫 번째 쎄요를 찍어주시고 날짜를 적어 주신다. 각각의 쎄요는 그 마을의 이름이나 특징을 나타내는 그림이라 하나씩 모으는데 재미가 생긴다. 앞으로 순례길을 걸으면서 알베르게, 레스토랑, 성당, 바 등에서 찍으면 되는데 나중에 Santiago de compostella에 도착했을 때 순례자 여권에 있는 도장으로 그 길을 걸었다는 것이 증명이 된다. 생장에서 시작한다면 모든 곳에서 쎄요를 받으려고 할 필요는 없고 숙박하는 알베르게에서만 찍어도 충분히 순례길 인증서를 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리고 크레덴시알을 지퍼백에 넣어주는데 항상 지퍼팩에 넣어서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순례자 여권 발급이 끝나면 공립(munisipal) 알베르게에 대한 설명을 해 주고 그 리스트와 순례길 구간을 높이 별로 나눈 코스 종이를 나누어준다. 그 밖에 궁금한 것이 있다면 창구에 계신 자원봉사자 분들께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생장 알베르게(사립)_ Le Lièvre et La Tortue (토끼와 거북이 호스텔)
가격 : 20유로/1인, 식사 제공(저녁 €15, 아침 €5)
시설 : 개인 콘센트 o, 개인 스탠드 o, wifi o, 침대/베개 일회용 커버 제공
기타 : 샤워실 3칸, private room 있음
생장에서는 공립 알베르게 55번을 많이 가는데 당시에는 공립 알베르게를 가야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구글 평점과 닌자 앱 평점 보고 가게 된 호스텔인데 시설도 괜찮았고 저녁과 아침이 제공되어서 좋았다. 숙소 전체가 2층 침대는 없고 모두 1층 침대만 있는데 굉장히 삐걱거려서 시끄럽다. 바닥도 나무라서 소음만 좀 빼면 호스트도 친절하고 좋은 숙소이다. 저녁 메뉴는 홈메이드 라자냐가 메인이고 빵, 샐러드, 디저트, 와인 등이 제공된다. 아침은 빵과 바나나 과일주스, 커피 등 간단한 아메리칸 조식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생장 둘러보기
생장은 바스크 지방의 중심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스페인 국경으로 8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다양한 문화유산과 주변 경관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알베르게 체크인을 마치고 간단히 빨래를 한 뒤에 마을을 걸어 다니면서 둘러보았다. 일요일이라 문 닫은 가게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생장은 지나가는 곳마다 참 예쁜 곳이었다. 생장에서 출발한다면 반나절 정도는 마을을 둘러보고 출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55번 알베르게를 지나 성곽을 따라 올라가면 생장이 한눈에 보이는 뷰가 눈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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